국내 휘발유 평균가는 10월 중순까지 L당 1,857원 안팎으로 20주 넘게 내렸지만, 두바이유는 108달러대로 오름세다. 국제유가는 보통 2~3주 시차를 두고 국내 가격에 반영되므로, 지금 싸다고 현재가 그대로 여행 예산을 잡으면 출발 즈음 모자랄 수 있다. 거리를 연비로 나눠 리터가를 곱한 기본 주유비에 여행 시점과 경로를 고려해 10~15% 여유분을 더하면 예산이 흔들리지 않는다.
자차 여행을 앞두고 주유비가 걱정이라면, 먼저 알아둘 사실이 있다. 국내 휘발유 소매가는 10월 중순까지 20주 넘게 내림세였다. 10월 초 기준 전국 평균 휘발유는 L당 1,857원, 경유는 1,843원 수준이었다. 숫자만 보면 지금이 쌀 때다.
문제는 국제유가다. 중동 지정학 불안으로 두바이유는 배럴당 108달러대로 오름세를 탔다. 그런데 국제 석유제품 가격의 등락이 국내 주유소 판매가에 반영되기까지는 보통 2~3주 시차가 있다. 지금 국내가가 싼 것은 과거 하락분이 뒤늦게 반영된 결과이고, 최근 오른 국제유가는 2~3주 뒤 국내 가격을 끌어올릴 수 있다는 뜻이다. 그래서 여행이 몇 주 뒤라면 '지금 가격'이 아니라 '오를 수 있는 가격'으로 예산을 잡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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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주유비 계산은 단순하다. 왕복 거리를 연비로 나눠 필요한 기름 양(L)을 구하고, 거기에 리터당 가격을 곱하면 된다. 현재 평균가 1,857원을 기준으로, 거리와 연비 조합별 왕복 주유비는 다음과 같다.
| 왕복 거리 | 연비 10km/L | 연비 13km/L | 연비 16km/L |
|---|---|---|---|
| 300km | 약 55,700원 | 약 42,900원 | 약 34,800원 |
| 500km | 약 92,900원 | 약 71,400원 | 약 58,000원 |
| 800km | 약 148,600원 | 약 114,300원 | 약 92,900원 |
같은 거리라도 연비에 따라 주유비가 크게 갈린다. 서울에서 부산을 왕복하면 대략 800km인데, 연비 10km/L 차와 16km/L 차의 주유비 차이가 5만 원을 넘는다. 내 차 계기판의 평균 연비를 먼저 확인하는 것이 예산의 출발점이다.
주유 시점은 2~3주 시차를 기준으로 판단하면 된다. 이번 주말에 다녀오는 짧은 여행이면 현재 가격이 거의 그대로 적용되니 계산한 금액으로 충분하다. 반대로 2~3주 뒤 출발하는 여행이라면 최근 오른 국제유가가 반영되기 시작할 시점이라, 예산을 표의 금액보다 한 단계 넉넉히 잡는 편이 안전하다.
출발 직전 한꺼번에 가득 채우기보다, 떠나기 며칠 전 집 근처에서 미리 넣어두면 여행지의 비싼 주유소를 피할 수 있다. 다만 기름을 미리 넣는다고 가격이 고정되는 것은 아니니, 시점 판단의 핵심은 어디까지나 여행 날짜와 시차다.
같은 날에도 주유소 위치에 따라 가격이 다르다. 오피넷 지역별 집계를 보면 가장 비싼 지역과 싼 지역의 L당 차이가 70원 안팎까지 벌어진다. 50L를 넣는다면 어디서 넣느냐에 따라 3,500원가량이 왔다 갔다 하는 셈이다.
실전에서 줄일 수 있는 항목은 세 가지다. 첫째, 고속도로 휴게소 주유소는 대체로 비싸니 나들목을 빠져나와 시내에서 넣는다. 둘째, 한국석유공사 오피넷 앱으로 경로 주변 최저가 주유소를 미리 확인한다. 셋째, 급가속과 공회전을 줄이면 실연비가 올라가 같은 거리라도 기름이 덜 든다. 거리 자체를 줄이기 어렵다면 주유 단가와 실연비에서 아끼는 쪽이 현실적이다.
계산한 주유비를 그대로 지갑 기준으로 삼으면 유가가 조금만 올라도 빠듯해진다. 여유분은 두 가지 기준 중 큰 쪽으로 잡기를 권한다. 하나는 계산한 주유비의 10~15%, 다른 하나는 왕복 1회 분량의 주유비다.
예를 들어 왕복 500km, 연비 13km/L 여행이라면 기본 주유비는 약 7만 원이고, 여기에 15%인 1만 원가량을 더해 8만 원을 상한으로 잡는 식이다. 여행이 2~3주 뒤라면 여유분을 15% 쪽에, 당장 주말이면 10% 쪽에 두면 된다. 예산은 평균가가 아니라 오를 수 있다는 전제에서 출발하는 편이 여행 중 마음이 편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