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 손님의 3일 서울 일정은 비행기표보다 손님의 관심사·체력·예산을 먼저 묻는 데서 시작한다. 그다음 지역을 하루 단위로 묶고, 입국(K-ETA)·교통·통신·결제를 점검한 뒤 예약이 필요한 곳만 날짜에 고정하면 된다. 창덕궁 후원과 인기 식당, 외국인 전용 체험 회차는 미리 예약하고, 고궁 일반 관람과 시장은 당일 여유로 비워두는 것이 판단 기준이다.
손님이 서울에서 뭘 하고 싶은지 모르면 좋은 일정이 나오지 않는다. 비행기표를 알아보기 전에 먼저 물어야 할 것은 세 가지다. 음식·역사·쇼핑 중 무엇에 가장 끌리는지, 하루에 얼마나 걸을 수 있는지, 그리고 식사와 쇼핑에 쓸 예산 감각이다.
이 셋이 일정의 축이 된다. 미식에 관심이 많은 손님이라면 시장과 노포를 중심으로, 역사에 끌린다면 고궁과 박물관을 중심으로 하루를 설계하게 된다. 체력을 묻는 이유는 단순하다. 서울은 언덕과 계단이 많고, 욕심내서 하루에 네 곳을 넣으면 마지막 코스는 사진만 찍고 지나치기 쉽다.

Theodore Nguyen
3일을 잘 쓰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지역을 하루 단위로 묶는 것이다. 지하철로 서울 반대편까지 오가며 하루를 흘려보내는 대신, 걸어서 이어지는 구역을 하나로 묶으면 이동 시간이 체류 시간으로 바뀐다.
흔한 구성은 이렇다. 첫날은 경복궁·북촌·인사동처럼 도심 고궁 권역, 둘째 날은 명동·남산 또는 홍대·연남처럼 번화가와 쇼핑, 셋째 날은 손님 관심사에 맞춘 자유일로 둔다. 역사를 좋아하면 창덕궁과 종묘를, 자연을 원하면 한강이나 근교를 셋째 날에 넣는 식이다. 고궁 권역을 첫날에 두는 이유는, 이곳에서 예약이 필요한 곳이 많아 날짜를 먼저 고정해야 하기 때문이다.
구역이 잡히면 날짜가 나오고, 그때 입국과 교통을 점검한다.
입국은 국적부터 확인한다. 2026년 말까지 미국·일본·영국 등 22개국 국민은 관광 목적이면 K-ETA 없이 들어올 수 있도록 면제가 연장돼 있다. 다만 면제 대상이어도 손님이 입국신고서 작성을 건너뛰고 싶다면 K-ETA(수수료 1만 원)를 미리 받아둘 수 있고, 면제국이 아니면 출발 전 신청이 필수다. 국적별 적용 여부는 법무부 K-ETA 공식 사이트에서 확인하고, 수수료를 요구하는 사설 대행 사이트는 피하는 게 좋다.
교통은 두 갈래로 나눠 생각한다. 공항에서 시내로 들어오는 수단은 공항철도 직통(서울역까지 1터미널 기준 약 43분)과 리무진 버스가 대표적이다. 시내 이동은 손님이 직접 교통카드를 쓰게 하는 편이 편하다. 서울시 기후동행카드에는 외국인 관광객용 단기권이 있어 1일·2일·3일·5일·7일권 중 체류 기간에 맞춰 고르면 서울 지하철과 버스를 무제한으로 탈 수 있다. 3일 방문이라면 3일권 한 장으로 교통을 통째로 해결할 수 있다는 뜻이다.
통신은 쓰임새로 가른다. 지도·번역·메신저 위주의 3일 관광이라면 데이터 전용 eSIM으로 대부분 충분하고, 공항에서 개통 없이 바로 쓸 수 있다. 다만 식당 예약 전화나 한국 번호 인증이 필요하면 음성·문자가 되는 유심을 골라야 한다. 여행용 유심·eSIM은 은행이나 정부 서비스의 본인인증에는 쓸 수 없다는 점도 미리 알려두자.
결제는 대부분 신용·체크카드로 해결되지만, 전통시장이나 포장마차처럼 현금이 편한 곳이 아직 있다. 손님에게 소액 현금을 환전해 오게 하거나, 교통카드에 현금을 충전해 편의점 결제까지 겸하게 하면 당황할 일이 줄어든다.
마지막은 예약 점검이다. 모든 걸 예약하면 일정이 뻣뻣해지고, 아무것도 예약하지 않으면 정작 보고 싶던 곳에서 돌아 나오게 된다. 기준은 간단하다. 인원·회차가 정해진 곳만 미리 잡는다.
창덕궁 후원처럼 사전 예약제로만 들어가는 곳, 인기 식당, 궁중문화축전 같은 외국인 전용 체험 회차가 여기 해당한다. 반대로 고궁 일반 관람, 시장, 거리 쇼핑은 당일 걷다가 들러도 된다. 예약 항목만 날짜에 박아두고 나머지는 두세 시간씩 비워 두면, 손님의 컨디션에 맞춰 늘리고 줄일 여유가 생긴다.
정리하면 순서는 이렇다. 관심사와 체력을 묻고, 지역을 하루씩 묶고, 입국·교통·통신·결제를 점검한 뒤, 예약 항목만 날짜에 고정한다. 이 네 단계를 거치면 빈칸이 있는 초안이 완성되고, 그 빈칸이 오히려 손님과 함께 채워 가는 여행의 여지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