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티가 사우디 공항·영공을 이용하지 말라고 경고하면서 메카·메디나 상공은 제외했지만, 리야드 킹칼리드 공항은 실제 타격을 받아 운영이 중단됐다. 공식적인 영공 폐쇄는 아니어도 EASA가 제다 비행정보구역 일부 구간의 비행 금지를 권고하는 등 경유·환승 경로에 변동 가능성이 생겼다. 움라 여행자는 입국 공항과 경유지, 항공권 환불·변경 조건, 외교부 여행경보를 출발 전에 직접 확인한 뒤 일정을 정하는 것이 안전하다.
후티 군사 대변인 야히야 사리는 항공사와 공항 근로자, 여행객에게 사우디 공항과 영공을 이용하지 말라고 거듭 경고했다. 핵심은 예외 조항이다. 그는 이슬람 성지인 메카와 메디나 공항을 제외한 사우디 공항들은 타격에 취약하다고 밝혔다.
움라를 가는 사람에게는 이 한 문장이 가장 중요하다. 메카와 메디나는 경고 대상에서 빠졌다. 다만 이는 후티 측의 일방적 선언일 뿐, 성지순례 자체가 안전하게 보장된다는 공식 확인은 아니다.
Photo by Joseph Bobadilla on Unsplash
경고는 말로 그치지 않았다. 후티는 지난 9일 저녁부터 리야드 킹칼리드 국제공항을 세 차례에 걸쳐 공격했다고 주장했고, 11일에는 제4터미널이 타격을 받아 불이 났다. 사우디 민간항공청은 이 터미널 공격으로 파키스탄 국적자 1명이 숨지고 11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전날 공격에서는 13명이 사망하고 300여 명이 다친 것으로 집계됐다.
담맘 킹파드 국제공항도 공격받아 운영이 멈췄다는 후티 측 주장이 나왔다. 사우디 당국은 리야드 공항 운영을 전면 중단했고, 리야드 시내 학교는 원격 수업으로 돌렸다. 성지와 거리가 먼 공항이라도 환승·경유로 엮일 수 있다는 점에서 움라 여행자에게도 남의 일이 아니다.
여기서 많은 여행자가 놓치는 지점이 있다. 메카에는 공항이 없다. 움라 순례객 대부분은 제다의 킹압둘아지즈 국제공항으로 들어와 육로로 메카까지 이동한다. 메디나로 바로 가는 경우는 프린스 무함마드 빈 압둘아지즈 공항을 쓴다.
후티의 예외 조항은 메카와 메디나를 지목했다. 메디나 공항은 이름이 들어갔지만, 정작 메카로 가는 관문인 제다 공항이 예외에 포함되는지는 성명만으로는 분명하지 않다. 성지가 안전지대에 있다고 해서 제다 입국까지 같은 보장을 받는다고 단정하기는 이르다.
후티의 경고는 공식적인 영공 폐쇄가 아니다. 무장 단체의 위협만으로 영공이 닫히지는 않으며, 개방 여부는 사우디 당국이 결정한다.
실제 규제에 가까운 것은 유럽항공안전청(EASA)의 권고다. EASA는 9월 30일 제다 비행정보구역을 다루는 경고를 발령했고 11월 16일까지 유효하다. 특정 경계 구간에서는 모든 고도의 비행을 피하라고 권고하되, 나머지 사우디 영공에서는 주의하며 당국의 지시에 대비하라는 수준이다. 영공 전체가 막힌 것이 아니라, 일부 구간을 우회할 수 있다는 의미에 가깝다.
떠날지 미룰지는 다음 순서로 점검하면 판단이 선다.
성지 상공이 경고에서 빠졌다는 사실만 보고 안심하기에는 주변 공항 상황이 유동적이다. 반대로 성지순례 자체가 막혔다고 속단할 근거도 아직 없다. 공식 발표와 항공사 공지는 바뀔 수 있으니, 출발 직전 한 번 더 확인하는 편이 현실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