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르세우스자리 유성우는 13일 낮에 극대를 지나지만 한국천문연구원은 13일 새벽과 14일 새벽을 국내 관측 적기로 꼽았다. 올해는 극대기가 신월과 겹쳐 달빛 방해가 거의 없어 이상적 환경에서는 시간당 100개 안팎까지 볼 수 있다. 자정 이후 도심 불빛에서 얼마나 벗어나느냐가 실제로 몇 개를 보느냐를 가른다.
페르세우스자리 유성우의 극대는 한국천문연구원 기준 8월 13일 정오다. 별똥별이 가장 많이 쏟아지는 순간이 하필 해가 떠 있는 낮이라는 뜻이다. 그렇다고 기회가 끝난 건 아니다. 한국천문연구원은 13일 새벽과 14일 새벽을 국내 관측 적기로 지목했다. 극대 직전인 오늘 새벽을 놓쳤다면, 극대 직후인 오늘 밤부터 14일 새벽까지가 남은 마지막 좋은 기회다.
핵심은 시간대다. 유성우의 복사점인 페르세우스자리는 밤 10~11시가 지나야 하늘 높이 올라온다. 국제유성기구(IMO)도 북반구 중위도에서는 이 시간 이후 조건이 좋아진다고 본다. 실제 절정은 자정을 넘겨 새벽 2~4시 무렵이다. 초저녁에 잠깐 하늘을 보고 "안 보인다"며 돌아서기 쉬운데, 사실 그때는 아직 무대가 준비되지 않은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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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성우 관측의 최대 방해꾼은 구름이 아니라 달빛이다. 밝은 달이 떠 있으면 희미한 유성은 그 빛에 묻혀 버린다. 올해는 극대기가 신월과 겹쳤다. 달빛이 거의 없어 어두운 유성까지 눈에 들어온다는 뜻이고, 그래서 여러 해 만의 최상급 조건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숫자로 기대치를 잡아 두는 편이 좋다. IMO는 이상적인 환경에서 시간당 약 100개를 예상한다. 다만 이 수치는 하늘이 완벽히 어둡고 복사점이 천정 부근에 있을 때의 값이다. 도시 근교나 옅은 구름 아래에서는 이보다 크게 줄어든다. 같은 밤이라도 어디서 보느냐에 따라 시간당 수십 개와 서너 개로 갈린다.
제대로 보려면 도심을 벗어나는 게 답이다. 국내에서 밤하늘이 가장 어두운 곳으로 꼽히는 데는 경북 영양 국제밤하늘공원이다. 2015년 국제밤하늘협회(DarkSky International)로부터 아시아 최초로 밤하늘보호공원 은등급 인증을 받은 곳으로, 사람이 사는 지역이 받을 수 있는 사실상 최고 등급이다.
강원권도 은하수 명소가 몰려 있다. 강릉 안반데기는 해발 1,100m 고랭지 채소밭으로 빛 공해가 거의 없어 맨눈으로 은하수가 보이는 곳으로 유명하다. 봉래산 정상의 영월 별마로천문대, 정선 문치재와 새비재도 시야가 트여 있다.
한 가지 판단 기준을 두자면, 왕복 이동에 밤 시간을 다 쓸 각오가 아니라면 무리한 원정보다 집 근처에서 가장 어두운 들판이나 공터를 찾는 편이 낫다. 관측의 승부는 명소의 이름값이 아니라 머리 위 하늘이 얼마나 어두운지에서 갈리기 때문이다.
멀리 가기 부담스럽다면 천문대 관측 행사를 이용하는 방법이 있다. 안성맞춤천문과학관은 13일 밤 해설과 함께 관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좌구산천문대는 13일 저녁 공개관측 행사와 함께 유튜브 '좌구산별밤TV'로 생중계도 한다. 대전시민천문대는 사이언스대덕종합운동장에서 강연과 자유 관측을 진행한다.
날씨가 흐리거나 도저히 시간이 안 난다면 생중계가 대안이다. 국립과천과학관과 서대문자연사박물관도 공식 유튜브 채널로 실시간 중계를 한다. 방문 전에는 각 기관 공지로 시간과 신청 여부를 확인하는 편이 안전하다.
장비는 오히려 단출할수록 좋다. 망원경은 시야가 좁아 오히려 불리하고, 맨눈으로 하늘을 넓게 보는 게 정석이다. 방향은 북동쪽, 복사점에서 약 30도쯤 떨어진 하늘을 훑으면 긴 꼬리를 볼 확률이 높다.
결국 관측의 질을 좌우하는 건 장비가 아니라 어둠과 인내심이다. 눈이 적응할 시간을 주고, 자정을 넘겨 기다릴 수 있다면 올해 밤하늘은 충분히 보답할 조건을 갖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