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에서 교통사고나 뺑소니를 당하면 현장 경찰 신고, 증거 확보, 영사콜센터 연락, 귀국 후 보험 청구라는 순서가 있다. 영사콜센터(02-3210-0404)는 24시간 7개 언어 통역으로 사건 접수와 조력을 돕고, 재외공관은 관할 경찰·통역 안내와 긴급 송금을 지원한다. 보상은 현지에서 받은 진단서와 영수증, 경찰 서류에 달려 있으니 떠나기 전 보험증권과 무료전화 앱부터 챙겨 두는 편이 낫다.
지난 4일 볼리비아 엘알토에서 자전거로 세계를 여행하던 33세 유튜버가 대형 트럭에 치여 숨졌다. 트럭 운전자는 구호 조치 없이 현장을 떠났다가 몇 시간 뒤 경찰에 붙잡혔다. 낯선 나라에서 교통사고, 그것도 뺑소니를 당하면 말이 통하지 않아 머릿속이 하얘진다.
이럴 때 당황을 줄여주는 건 미리 외워 둔 순서다. 현장 신고, 증거 확보, 재외공관과 영사콜센터 연락, 귀국 후 보험 청구. 이 네 단계를 알고 떠나면 피해 보상과 영사 조력을 놓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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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먼저 안전한 곳으로 몸을 피하고 부상자가 있으면 현지 응급번호로 구조를 요청한다. 그다음은 경찰 신고다. 경찰이 작성하는 사고조사서나 접수증은 나중에 보험금을 받을 때 쓰이는 공식 기록이다. 이 서류가 없으면 사고 자체를 입증하기 어려워진다.
뺑소니라면 신고가 더 중요하다. 가해 차량 번호판, 색상, 차종을 기억나는 대로 적고 주변 사람에게 목격 내용을 물어 둔다. 앞서 볼리비아 사고에서 운전자가 몇 시간 만에 붙잡힌 것도 현장 단서와 신고가 있었기 때문이다.
사고 현장은 금방 치워진다. 차량 위치, 파손 부위, 도로 상황이 한 장에 담기도록 여러 각도에서 사진을 찍어 둔다. 스키드 마크나 신호등, 주변 CCTV 위치도 기록해 두면 과실을 따질 때 도움이 된다.
목격자가 있다면 이름과 연락처를 받아 두는 게 좋다. 몸이 멀쩡해 보여도 병원에 들러 진료 기록을 남겨야 한다. 교통사고 통증은 며칠 뒤 나타나는 경우가 많은데, 초기 진료 기록이 없으면 보험사가 사고와 무관한 치료로 보고 지급을 거절할 수 있다.
해외에서 사건·사고를 당했을 때 우리 국민을 돕는 창구가 외교부 영사콜센터(영사안전콜센터)다. 대표번호는 02-3210-0404로, 연중무휴 24시간 상담한다. 영어·일본어·중국어·프랑스어·스페인어·러시아어·베트남어 7개 언어 통역을 지원해 현지 경찰과의 소통도 도와준다.
국제전화 요금이 부담된다면 '영사안전콜센터 무료전화' 앱을 쓰면 된다. 데이터 통신으로 연결돼 통화료가 들지 않고, 긴급 상황에서 사용자가 미리 동의한 위치정보를 재외공관에 전달하는 기능도 있다. 출국 전 앱을 미리 깔아 두는 편이 낫다.
현지 대사관이나 총영사관은 사건을 관할하는 경찰서 연락처와 신고 방법, 통역을 구하는 데 필요한 정보를 안내한다. 현금과 카드를 모두 잃었다면 신속해외송금제도로 최대 3,000달러까지 현지 화폐로 받을 수 있다. 국내 지인이 외교부 계좌에 입금하면 공관이 전달하는 방식이다. 다만 공관이 치료비를 대신 내주거나 상대방과 합의를 봐주지는 않는다는 점은 알아 둬야 한다.
보상의 성패는 현지에서 받아 온 서류에 달렸다. 의료비를 청구하려면 진단서와 진료비·약제비 영수증이 기본이다. 진단서에는 진단명, 발병 일시, 증상, 치료 내용이 적혀 있어야 하고, 해외에서 받은 서류는 영문본이거나 공증된 번역본이 필요할 수 있다.
도난이나 소지품 파손이 함께 있었다면 현지 경찰이 발급한 신고 서류를 챙긴다. 청구는 대부분 보험사 앱이나 홈페이지에서 사고 정보를 입력하고 서류를 첨부하는 방식이다. 청구서 내용은 제출한 진단서와 어긋나면 안 되며, 사실과 다르게 적으면 지급이 거절될 수 있다. 보상 항목과 한도는 상품마다 다르니 가입한 약관을 먼저 확인하는 게 순서다.
외교부는 사고 현장에서 지나치게 위축된 행동을 삼가라고 조언한다. 먼저 사과하는 정도는 괜찮지만, 과도하게 움츠린 태도는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는 것으로 비칠 수 있어서다. 현지 법과 과실 기준을 모른 채 섣불리 책임을 인정하거나 현장에서 현금 합의를 해버리면, 정작 보험 청구나 추후 대응에서 불리해진다.
떠나기 전 준비도 사고 대응의 일부다. 여행자보험 증권과 보장 내용, 영사콜센터 무료전화 앱, 여권 사본과 비상연락처를 휴대폰에 저장해 두자. 출국 전 외교부 해외안전여행 사이트에서 방문국 안전정보와 최신 연락처를 한 번 더 확인하면, 사고가 났을 때 순서가 훨씬 또렷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