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을 놓고 대화 재개 신호를 보내면서 브렌트유가 배럴당 100달러 아래로 내려가는 등 국제유가가 반응하고 있다. 하지만 항공 유류할증료는 산정 기간의 시차와 발권일 기준 규칙 때문에 유가 하락이 곧바로 반영되지 않아, 10월 발권분은 오히려 9월보다 두 단계 오른 23단계로 정해졌다. 여행자는 유가 방향과 협상 진행을 함께 보며 언제 발권하는 것이 유리한지 판단하는 것이 실질적이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쟁 전 세계 원유 공급의 약 5분의 1이 지나던 길목이다. 이 좁은 수로가 막히면 원유 운반선이 돌아가거나 멈추고, 공급 차질 우려가 곧바로 국제유가를 밀어 올린다. 반대로 다시 열린다는 신호가 나오면 유가는 내려간다.
실제로 최근 이란이 "봉쇄를 풀면 수일 안에 호르무즈를 다시 열 수 있다"는 제안을 내놓자, 국제 유가 지표인 브렌트유는 배럴당 100달러 아래로 떨어졌다. 미국과 이란은 뉴욕 유엔총회를 계기로 중단됐던 대화를 다시 열 뜻을 내비쳤다.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은 이란과의 대화 가능성에 "열려 있다"고 했다. 아직 타결된 합의는 아니지만, 유가가 협상 소식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는 점은 분명하다.

İrfan Simsar
여행자에게 중요한 건 유가 그 자체보다 항공권에 붙는 유류할증료다. 이 요금은 국제유가와 연동되지만, 곧바로 따라 움직이지는 않는다.
기준은 싱가포르 항공유(MOPS) 가격이다. 갤런당 평균가격이 150센트를 넘으면 부과가 시작되고, 이후 10센트 오르내릴 때마다 한 단계씩 움직인다. 문제는 시차다. 10월 국제선 유류할증료는 8월 16일부터 9월 15일까지의 평균값으로 정해졌다. 이 기간 싱가포르 항공유는 갤런당 377.54센트, 배럴로는 158.57달러였다. 그 결과 10월 발권분은 23단계로, 9월(21단계)보다 오히려 두 단계 올랐다.
여기에 핵심이 있다. 지금 호르무즈 협상으로 유가가 내려가더라도, 그 하락분은 이미 지나간 산정 기간에는 반영되지 않는다. 유가 하락이 유류할증료 인하로 이어지려면 다음 산정 기간을 거쳐 한두 달 뒤에나 나타난다.
유류할증료는 발권일 기준으로 적용된다. 10월에 발권한 항공권에는 10월 단계가 붙고, 탑승 시점에 요금이 오르내려도 차액을 더 받거나 돌려주지 않는다.
이 규칙이 여행 계획에 주는 시사점은 이렇다.
다만 유류할증료는 항공권 값의 일부일 뿐이다. 단계 하나 차이로 아끼는 금액과 항공권 자체의 가격 변동을 함께 따져야 한다.
호르무즈 협상은 아직 진행 중이고, 타결 여부나 시점은 누구도 장담하기 어렵다. 그래도 이 협상이 여행자와 무관하지 않은 이유는 분명하다. 협상이 진전돼 유가가 안정되면 몇 달 뒤 유류할증료 단계가 낮아질 가능성이 열리고, 반대로 결렬돼 긴장이 다시 높아지면 유가와 함께 할증료도 오를 수 있다.
당장 10월 발권분은 이미 정해졌다. 지금 지켜볼 것은 연말과 내년 초 항공권을 좌우할 협상의 방향이다. 유가 흐름과 협상 소식을 함께 살피면, 언제 발권하는 것이 유리한지 가늠하는 데 도움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