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북항의 흑상어 부캉이는 전시된 동물이 아니라 스스로 바다로 돌아가길 기다리는 멸종위기종으로, 누적 관람객이 100만 명을 넘어섰다. 야간에 강한 랜턴을 비추는 관람객 탓에 부캉이가 급격히 방향을 틀다 주둥이에 상처를 입은 것으로 추정돼 조명 자제 요청이 이어지고 있다. 빛·자극·거리 세 가지를 지키고 야간 대신 이른 아침 평일에 대중교통으로 찾는 것이 동물과 관람객 모두에게 낫다.

부산 북항 친수공원 인공 수로에 상어 한 마리가 들어온 건 지난 9월 18일이다. 처음엔 무태상어로 추정됐지만, 국립수산과학원은 10월 6일 멸종위기종인 흑상어 암컷으로 최종 확인했다. 몸길이는 약 3m. '부캉이'라는 이름이 붙으면서 누적 관람객은 100만 명을 넘어섰다.
중요한 건 이 상어가 구경거리로 전시된 게 아니라는 점이다. 구조 당국은 당분간 직접 구조에 나서지 않고, 부캉이가 스스로 수로를 빠져나가 바다로 돌아가기를 기다리고 있다. 바깥 바다로 통하는 길을 확보하려고 수로에 설치했던 그물망도 철거한 상태다. 다만 수로 안에서 제대로 먹이 활동을 하지 못하는 것으로 파악돼, 건강과 이동 상황이 계속 관찰되고 있다. 관람의 전제가 '방해하지 않기'인 이유다.

James Lee
사람이 몰리자 우려도 함께 나왔다. 국립수산과학원은 상어를 무리하게 몰면 공격성을 보일 수 있어 신중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문제가 된 건 빛이다. 일부 관람객이 야간에 고광량 랜턴을 수로로 비추면서, 갑작스러운 외부 자극에 부캉이가 급격히 방향을 바꾸는 행동이 관찰됐다. 실제로 주둥이에서 찰과상이 발견됐고, 전문가는 강한 랜턴에 놀라 방향을 틀다 다쳤을 가능성을 언급했다. 상처 자체는 당장 건강을 위협할 수준은 아니라고 하지만, 추가로 상처가 생기면 외부 감염에 취약해질 수 있다는 설명이 뒤따랐다. 새벽에도 랜턴을 들고 찾아가는 과잉 관심이 도마에 오르면서, 야간 방문과 과도한 조명을 자제해 달라는 요청이 이어지고 있다.
정리하면 피해야 할 행동은 크게 셋이다.
첫째, 빛이다. 랜턴이나 휴대폰 플래시를 수면으로 직접 비추지 않는다. 특히 어두운 시간대의 강한 불빛은 부캉이가 방향 감각을 잃고 다치는 직접적 원인으로 지목됐다. 사진을 찍더라도 플래시는 끄는 편이 안전하다.
둘째, 자극이다. 상어를 특정 방향으로 몰거나, 큰 소리와 물건으로 반응을 유도하는 행동은 하지 않는다. 수과원이 경고한 '무리하게 모는' 상황이 바로 이런 자극의 누적이다.
셋째, 거리다. 부캉이가 스스로 바다로 나갈 통로를 확보해 둔 만큼, 그 경로를 막거나 수로에 바짝 접근해 이동을 방해해서는 안 된다. 멀찍이서 지켜보는 것이 결국 가장 빠른 '퇴장'을 돕는 길이다.
관람객이 몰리는 시간대에는 나름의 규칙이 있다. 낮에는 햇빛이 수면에 반사되는 윤슬 때문에 물속이 잘 안 보여, 사람들은 주로 아침과 밤에 몰린다. 선명한 모습을 보고 싶다면 윤슬이 덜하고 인파도 비교적 적은 이른 아침 평일이 가장 무난하다.
반대로 야간 관람은 권하기 어렵다. 조명 문제가 가장 크게 불거지는 시간대인 데다, 친수공원은 자정부터 입장이 제한되고 부캉이가 머무는 구역은 저녁 시간대부터 일부 통제된다는 안내도 나온 상태다. 밤에 굳이 불을 비춰 보려는 계획이라면 접는 편이 낫다. 교통도 변수다. 연휴나 주말에는 극심한 정체가 빚어졌던 만큼, 부산시 안내대로 자가용 대신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혼잡과 대기 시간을 함께 줄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