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해협 긴장으로 국제유가가 4%대 급등하며 해외여행 항공권 부담 우려가 커졌습니다. 다만 유류할증료는 싱가포르 항공유 평균가에 시차를 두고 연동돼, 8월 국제선 단계는 오히려 하락한 반면 9월부터 반등이 예상됩니다. 유류할증료는 발권일 기준으로 부과되므로 일정이 확정됐다면 8월 내 발권이 유리할 수 있습니다.
8월 초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긴장이 다시 고조되면서 국제유가가 크게 뛰었다. 파이낸셜뉴스 보도에 따르면 이란 의회가 미국·이스라엘 등 이른바 적대국 선박의 호르무즈 통과를 제한하는 예비 법안을 심사한다는 소식에 브렌트유 9월물은 배럴당 79.25달러로 4.26%, 서부텍사스산원유(WTI) 8월물은 74.51달러로 4.34% 급등했다. 해외여행을 준비 중이라면 "그럼 항공권 값도 곧 오르는 것 아니냐"는 걱정이 들 수밖에 없다. 결론부터 말하면, 유가와 항공 유류할증료 사이에는 생각보다 큰 시차가 있다.
Photo by Atik sulianami on Unsplash
항공 유류할증료는 국제유가를 그날그날 그대로 반영하지 않는다. 기준은 싱가포르 현물시장의 항공유(MOPS) 가격이다. 통상 전월 16일부터 당월 15일까지의 평균값을 따져 다음 달 단계를 정하고, 배럴당 일정 기준(약 63달러)을 넘어서면 거리에 따라 단계별로 금액이 붙는다. 이 단계는 국토교통부 승인을 거쳐 매달 중순 항공사 공지로 발표된다.
부과 방식은 거리비례제다. '단계 × 노선별 거리(Zone)' 구조여서 일본·중국 같은 단거리는 절대 금액이 작고, 미주·유럽 장거리로 갈수록 가파르게 커진다. 핵심은 평균을 내는 기간과 승인 절차 때문에, 오늘 유가가 급등해도 그 충격이 요금에 반영되기까지 최소 한 달 이상 걸린다는 점이다.
Photo by alexey starki on Unsplash
역설적이게도 8월 유류할증료는 최근 하락세다. 항공여행 등에 따르면 국제선 단계는 7월 19단계에서 8월 14단계로 5단계 내려 3개월 연속 하락했다. 대한항공 8월 편도 기준으로 후쿠오카·칭다오 등 동북아 최단 노선은 3만5200원, 도쿄·베이징 4만9600원, 방콕·싱가포르 등 동남아 9만9200원, 런던·파리·미 서부 22만5600원, 뉴욕 등 미 동부 25만9200원이다. 앞서 오른 유가가 아직 8월 단계에는 반영되지 않은 것이다.
Photo by Edwin Petrus on Unsplash
문제는 앞으로다. 머니투데이 보도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은 중동 전쟁 재개 이후 항공유 가격이 배럴당 140~150달러 수준까지 올랐다며 9월 반등을 전망했다. 실제로 두 달 연속 내렸던 국내선 유류할증료는 9월 편도 2만900원으로 다시 오르는 것이 확정됐고, 국제선도 여러 단계 인상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8월의 낮은 요금이 오래가지 않을 수 있다는 뜻이다.
여기서 결정적인 규칙이 하나 있다. 유류할증료는 탑승일이 아니라 발권일(결제 완료일) 기준으로 매겨진다. 즉 가을·겨울 출발 항공권이라도 8월 안에 결제하면 지금의 낮은 8월 단계가 적용된다. 장거리 여행이 이미 확정됐고 일정이 크게 바뀌지 않는다면, 유류할증료만 놓고 보면 8월 중 발권이 유리하다.
다만 서두르기 전에 함께 봐야 할 것이 있다. 항공권 총액은 유류할증료뿐 아니라 기본 운임과 세금으로 이뤄지며, 성수기에는 운임 자체가 할증료 차이를 넘어설 수 있다. 환불·변경 수수료 규정, 그리고 긴장이 풀리면 유가가 되돌아설 가능성도 감안해야 한다. 일정이 불확실하다면 무리한 조기 발권보다 운임 흐름과 다음 달 단계 공지를 함께 지켜보는 편이 안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