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월 40만원가량인 마운자로를 일본에선 10만원 이상 싸게 처방받을 수 있어, 영상통화 진료 뒤 호텔에서 약을 받는 원정이 늘고 있다. 3개월치 국내 값이면 항공·호텔비를 더해도 절약된다는 계산이 원정을 부추기지만, 위고비·마운자로 등 비만치료제는 개인이 해외에서 사 국내로 반입할 수 없어 적발되면 통관이 보류된다. 관세청 적발이 올해 5월까지 3,441건으로 급증한 만큼, 항공권을 예약하기 전에 반입 가능 여부와 약의 보관·수령 조건부터 확인해야 한다.

일본으로 마운자로를 처방받으러 가는 한국인이 늘고 있다. 마운자로는 원래 당뇨병 치료제지만 체중 감량 효과로 수요가 커진 GLP-1 계열 약이다. 이유는 단순하다. 가격이다. 보도에 따르면 국내에선 한 달분을 40만원 안팎에 처방받지만, 일본에선 이보다 10만원 이상 싸게 구할 수 있다. 3개월치를 국내에서 살 값이면 일본에서 같은 기간 약을 사고 항공권·호텔비를 더해도 오히려 남는다는 계산이 원정을 부추긴다.
도쿄·오사카·후쿠오카에 이어 일부 지방 병원까지 한국인 사이에서 '성지'로 불린다. 일본은 미용·체중 감량 목적 처방을 공적 건강보험이 아닌 자유진료로 다뤄 비용을 환자가 전액 부담하는데, 그 전액이 한국보다 싸다는 게 핵심이다.
다만 마운자로는 전문의약품이다. 국내 처방 기준은 체질량지수(BMI) 30 이상이거나, 27 이상이면서 고혈압 등 체중 관련 동반질환이 있는 경우다. 가격만 보고 가볍게 접근할 약이 아니라는 점을 먼저 짚어둘 필요가 있다.

Sergei Starostin
절차는 생각보다 간단하게 짜여 있다. 현지 병원이나 비대면 진료 플랫폼과 영상통화로 진료를 받아 처방을 받은 뒤, 호텔 프런트나 택배 영업소에서 약을 수령하는 방식이 자리 잡았다. 일부 업체는 라인·카카오톡 진료 가능, 진료비 무료, 한국어 통역 지원을 내세워 한국인 관광객을 겨냥한다.
여행 일정으로 보면 진료와 수령 사이에 시간이 필요하다는 점이 변수다. 당일 처방·수령이 늘 보장되는 게 아니어서, 일정을 하루 이틀 여유 있게 잡아야 수령 지연에 대응할 수 있다.
가장 중요한 사실이 남았다. 위고비·마운자로·삭센다 같은 비만치료제는 수입업자가 아닌 개인이 해외에서 사서 국내로 들여올 수 없다. 적발되면 통관이 보류된다. 가격만 보고 사 온 약을 공항에서 잃을 수 있다는 뜻이다.
단속은 이미 늘고 있다. 관세청 집계로 해외 비만치료제 반입 적발은 올해 5월까지 3,441건으로, 지난해 연간 1,241건의 약 2.8배다. 이 가운데 여행자 휴대품 적발 501건의 63.7%가 일본발이었다. 식약처는 해외에서 유통되는 의약품은 진품 여부와 보관 상태를 확인하기 어려워 안전성을 담보할 수 없다고 본다.
정리하면 가격 차이는 분명하지만, 합법적으로 약을 들고 돌아오는 길은 사실상 막혀 있다. 여행 일정을 짜기 전 확인할 것은 항공권 특가가 아니라 반입 가능 여부다. 절약을 기대하고 떠났다가 약도 잃고 비용만 쓸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