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채금리가 5%를 넘고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웃돌면서 원·달러 환율이 다시 1,360원대로 올라 여행자 부담이 커졌다. 다만 금리 상승이 재정·물가 불안 탓이면 달러가 되돌려질 수도 있어 환율 방향은 단정하기 어렵다. 방향을 확신할 수 없는 지금은 트래블카드로 수수료부터 없앤 뒤 여러 번에 걸쳐 나눠 환전하는 편이 안전하다.

집필 시점 원·달러 환율은 다시 1,360원대에 올라섰다. 9월 하순 하루 변동 폭만 1,355원에서 1,365원을 오갔고, 100엔당 원화는 약 864원 선이다. 연내 미국이나 일본 여행을 계획했다면 한 달 전보다 지갑이 얇아지는 셈이다.
환율은 매일 움직이니 출발 전 실제 값은 직접 확인해야 한다. 다만 지금 왜 원화가 약한지 흐름을 알면, 한 번에 바꿀지 나눠 바꿀지 판단이 선다.

Tima Miroshnichenko
최근 환율을 밀어 올린 재료는 두 가지다. 하나는 미국 국채금리, 다른 하나는 유가다.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추석 연휴 사이 5.22%까지 올라 2007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찍었다. 국채금리가 오르면 달러로 굴리는 자산의 수익률이 매력적으로 보인다. 돈이 달러로 몰리면 달러가 강해지고, 상대적으로 원화는 약해져 환율이 오른다. 여행자 입장에선 같은 100달러를 사는 데 더 많은 원화가 든다.
유가도 같은 방향으로 작용한다. 국제유가는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섰다. 한국은 기름을 수입해 쓰는 나라라 유가가 오르면 무역수지가 나빠지고, 이는 원화 약세 압력으로 이어진다. 게다가 비싼 기름은 미국 물가를 자극해 금리를 더 밀어 올린다. 금리와 유가가 서로를 부추기는 구조다.
여기서 성급한 결론은 금물이다. 방향이 한쪽으로만 정해져 있지 않기 때문이다.
금리 상승이 미국 경제가 튼튼해서가 아니라 재정 부담과 물가 불안 탓이라면, 투자자들은 오히려 달러 자산에 더 큰 위험 프리미엄을 요구한다. 이 경우 달러가 약해질 수도 있다. 실제로 시장에서도 "고금리인데 달러가 약해질 위험"을 경고하는 분석이 나온다. 즉 지금은 환율이 더 오를 수도, 되돌려질 수도 있는 불확실한 국면이다.
이럴 때 "환율이 더 오르기 전에 지금 다 바꿔야 한다"는 조급함은 근거가 약하다. 반대로 "곧 떨어질 테니 기다리자"도 마찬가지다. 방향을 모른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데서 전략이 시작된다.
한 번에 환전하는 것은 앞으로 환율이 확실히 더 오른다고 볼 때만 유리하다. 확신이 없는데 특정 하루에 전액을 바꾸면, 하필 그날이 고점일 위험을 통째로 떠안는다.
분할 환전은 이 위험을 흩뜨린다. 여행 몇 주 전부터 환율 앱을 켜 두고, 눈에 띄게 내릴 때마다 목표 금액의 일부씩 나눠 바꾸는 방식이다. 매입 단가가 평균값 근처로 다듬어져, 최악의 타이밍을 피할 수 있다. 방향을 예측할 수 없는 지금 같은 국면에 가장 무난한 선택이다.
물론 예외는 있다. 출발이 코앞이거나 바꿀 금액이 크지 않다면, 나누는 수고 대비 아끼는 돈이 얼마 안 된다. 며칠 사이 몇 원 차이로 스트레스받느니 한 번에 정리하는 편이 낫다. 분할은 시간과 금액이 어느 정도 될 때 실익이 있다.
환율 타이밍에 매달리기 전에, 더 확실하게 돈을 아끼는 방법이 있다. 수수료다.
정리하면 지금은 환율 방향을 확신할 수 없는 시기다. 큰 금액을 한 번에 베팅하기보다, 트래블카드로 수수료를 먼저 없앤 뒤 여유 있게 나눠 채워 두는 편이 마음도 지갑도 편하다. 환율 몇 원을 맞히려다 정작 수수료로 더 많이 새는 경우가 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