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중앙은행이 9월 10일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리며 유로화가 강세를 보일 재료가 하나 더 생겼다. 다만 미국도 금리 인상 압력을 받고 있어 달러가 강해지면 유로가 눌릴 수 있는 만큼, 원/유로 환율의 방향은 한쪽으로 단정하기 어렵다. 여행 일정이 정해졌다면 한 번에 몰아 환전하기보다 시점을 나누고 은행·앱별 우대율을 비교하는 것이 흔들리는 환율에 대응하는 방법이다.

유럽중앙은행(ECB)이 9월 10일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렸다. 이에 따라 예금금리는 2.50%, 주요 재융자 금리는 2.65%, 한계대출 금리는 2.90%가 됐고 9월 16일부터 적용된다.
배경은 유가다. ECB는 "중동 분쟁이 계속 인플레이션 압력을 만들고 있으며, 물가가 상당 기간 목표치를 크게 웃돌 것"이라고 밝혔다. 유로존의 8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3.3%로 목표인 2%를 넘는다. ECB는 올해 물가 상승률을 평균 3.0%, 내년 2.5%로 전망했다. 오른 물가를 누르기 위해 금리를 올린 셈이다.

Mathias Reding
금리를 올리면 그 통화로 돈이 몰리는 경향이 있다. 유로로 예치했을 때 받는 이자가 늘어나니, 다른 통화를 팔고 유로를 사려는 수요가 생긴다. 이 흐름이 이어지면 유로화 가치가 오르고, 원화로 유로를 살 때 더 많은 원을 내야 한다. 여행자 입장에서는 환전 부담이 커진다는 뜻이다.
유럽 통화는 최근 원화 대비 강세 흐름을 이어와, 유로를 사두려는 사람에게는 이미 부담이 커진 상태다. 이번 금리 인상은 그 강세에 힘을 더할 수 있는 재료다. 여행 경비가 유로로 나가는 여행자라면, 같은 여행이라도 환전 시점에 따라 실제 지출이 달라질 수 있다는 얘기다.
여기서 멈추면 "그러니 지금 당장 환전하라"는 결론이 나오지만, 환율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 원/유로 환율은 유로와 달러의 관계, 그리고 달러와 원의 관계가 함께 움직여 정해진다.
지금은 미국도 물가가 높아 금리 인상 압력을 받고 있다. 미국의 8월 생산자물가는 1년 전보다 5.4% 올랐고, 시장은 다음 주 연준이 금리를 올릴 가능성을 약 70%로 본다. 미국이 함께 금리를 올려 달러가 강해지면, 유로와 달러의 관계에서는 유로가 눌릴 수 있다. ECB 인상만 보고 유로가 무조건 오른다고 단정하기 어려운 이유다. 게다가 금리 결정은 예고돼 온 이벤트여서, 발표가 나왔을 때는 상당 부분이 이미 환율에 반영됐을 가능성도 있다. 실제로 환율은 재료가 공개되기 전에 먼저 움직이는 경우가 많다.
정리하면 ECB 인상은 유로 강세 쪽 재료가 맞지만, 미국 금리와 달러라는 반대 축이 함께 걸려 있어 방향을 한쪽으로 확신하기는 어렵다. 여행 날짜가 정해져 있다면 한 번에 베팅하기보다 나눠서 바꾸고 우대율을 챙기는 편이, 흔들리는 환율에 덜 휘둘리는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