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방콕 공항 등에서 한국 여행자가 원화 환전을 거절당하는 사례가 나왔다. 환전소마다 취급 통화와 정책이 다르고 원화 변동성이 커지면서 특정 창구가 원화를 받지 않을 수 있다는 뜻이다. 급한 돈은 카드 결제와 현지 ATM 인출로 해결하고, 다음 여행에는 트래블카드와 소액 현지통화를 미리 챙기는 것이 현실적인 대비책이다.
환전소 직원이 원화를 안 받는다고 했다고 해서 현지에서 돈을 못 쓰는 건 아니다. 급한 순서대로 방법이 세 가지 있다.
첫째, 같은 공항이나 시내의 다른 환전소를 찾는다. 실제로 지난 11일 방콕 공항에서 원화 환전을 거절당한 한 여행 유튜버도, 이후 시내 환전소에서는 원화를 바트화로 정상 환전했다. 창구 하나가 거절했다고 그 나라 전체가 원화를 안 받는 건 아니라는 뜻이다.
둘째, 카드 결제로 넘어간다. 식당, 마트, 호텔처럼 카드가 되는 곳이라면 굳이 현금을 만들 필요가 없다. 다만 결제 방식은 주의해야 한다. 뒤에서 설명할 원화결제(DCC)만 피하면 환전소를 안 거쳐도 손해가 크지 않다.
셋째, 현지 ATM에서 현지 통화를 직접 뽑는다. 해외 ATM은 보통 현지 통화로 인출되기 때문에 원화를 바꿔 줄 창구가 없어도 계좌에서 바로 바트, 달러, 유로를 꺼낼 수 있다. 이게 사실상 '즉석 환전'에 가장 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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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화가 국제적으로 거래가 활발한 통화가 아니라는 점이 바탕에 있다. 환전소 입장에서는 받아 둔 원화를 다시 처분해야 하는데, 손바뀜이 적은 통화일수록 재고로 쌓일 위험이 크다. 그래서 환전소마다 취급 통화, 보유 현금, 정책이 제각각이고, 어떤 창구는 원화를 아예 안 받기도 한다.
여기에 환율 변동성이 겹쳤다. 올해 원·달러 환율의 월간 변동 폭이 평균 47원 안팎으로 2009년 이후 가장 컸다는 보도가 나왔다. 값이 자주 출렁이는 통화일수록 환전소는 손해 위험을 이유로 취급을 꺼린다.
다만 특정 창구 한 곳의 거부를 곧바로 '원화 가치 폭락'으로 해석하기는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정책 차이일 수도, 그날 원화 재고 문제일 수도 있다. 거절당했다고 지나치게 불안해할 일은 아니라는 얘기다.
해외에서 카드를 긁으면 결제 화면에 '원화(KRW)로 결제할지, 현지 통화로 결제할지' 묻는 경우가 있다. 여기서 원화를 고르는 게 해외 원화결제, 즉 DCC다.
원화로 결제하면 편해 보이지만 현지 통화 결제보다 약 3~8%의 수수료가 더 붙는다. 10만 원어치를 쓰면 수천 원이 그냥 빠져나가는 셈이다. 결제 화면에서는 반드시 현지 통화를 선택해야 한다.
아예 실수를 막고 싶다면 카드사 앱에서 원화결제 차단(DCC 차단)을 신청해 두면 된다. 원화로 결제 시도가 들어오면 승인 자체가 거절되도록 막아 주는 서비스다.
ATM 인출은 편하지만 공짜는 아니다. 현지 ATM이 부과하는 이용료, 카드사가 매기는 해외 인출 수수료, 하루 인출 한도가 각각 따로 걸린다. 소액을 여러 번 뽑으면 건마다 수수료가 붙어 손해다.
출국 전에 확인해 둘 것도 있다. 카드가 해외 사용으로 등록돼 있는지, 하루·1회 인출 한도가 얼마인지다. 등록이 안 돼 있으면 현지에서 인출이 막혀 낭패를 볼 수 있다. ATM 화면에서도 원화결제 여부를 물으면 현지 통화를 고르는 게 원칙이다.
같은 상황을 반복하지 않으려면 출국 전 준비가 절반이다. 아래 정도면 환전소를 못 찾아도 당황할 일이 줄어든다.
환전은 편의점처럼 어디서나 되는 서비스가 아니라, 창구 사정에 따라 갈리는 일이다. 현금 한 갈래에만 의지하지 않는 것이 가장 확실한 대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