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충돌로 국제유가가 다시 급등했지만 항공권 유류할증료는 유가에 곧바로 붙지 않고 한 달 전 유가를 기준으로 산정된다. 9월 국제선 유류할증료는 이미 7월 16일~8월 15일 유가로 확정돼 21단계, 대한항공 미국 동부 편도 기준 35만4천 원까지 올라 있다. 지금의 유가 급등이 반영되는 시점과 발권일 기준 적용 방식을 알면 예매 시점을 조절할 수 있다.
중동에서 미국과 이란의 충돌이 다시 불거지며 국제유가가 흔들리고 있다. 9월 5일 이란 혁명수비대가 유조선과 미국 연계 선박을 공격했다고 발표했고, 원유 수입 기준인 두바이유는 배럴당 99.9달러까지 뛰었다. 해외여행을 준비하는 입장에서 가장 먼저 떠오르는 걱정은 항공권에 붙는 유류할증료다.
결론부터 말하면, 오늘 유가가 올랐다고 내일 유류할증료가 오르지는 않는다. 유류할증료는 실시간 유가가 아니라 한 달 전 유가를 기준으로 미리 정해진 금액이 한 달 동안 고정 적용되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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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선 유류할증료의 기준은 싱가포르 항공유 현물시장 가격지표인 MOPS다. 원유가 아니라 항공유 가격을 본다는 점이 먼저 다르다.
부과 방식은 단계제다. 항공유 평균가가 갤런당 150센트를 넘으면 그때부터 유류할증료가 붙고, 이후 10센트 오를 때마다 한 단계씩 올라간다. 국제선은 이렇게 최대 33단계로 나뉜다.
기준이 되는 유가는 그달 값이 아니다. 매달 전전월 16일부터 전월 15일까지의 평균으로 다음 달 부과액을 정한다. 예를 들어 9월분 유류할증료는 7월 16일부터 8월 15일까지의 평균 유가로 계산됐다. 이 기간 항공유는 갤런당 355.46센트, 배럴당 149.29달러였고, 그 결과 9월 국제선 유류할증료는 21단계로 정해졌다. 8월의 14단계에서 한 번에 7단계 뛴 수치다.
금액으로 보면 체감이 분명하다. 대한항공 기준 편도 유류할증료는 거리에 따라 4만8천 원에서 35만4천 원까지 아홉 구간으로 나뉜다. 499마일 이하 단거리는 4만8천 원이지만, 뉴욕 등 미국 동부 노선은 편도 35만4천 원, 왕복이면 약 70만8천 원이다. 미국 동부 노선은 한 달 새 편도 9만4,800원이 올랐다. 아시아나항공도 같은 21단계로, 편도 5만2천 원에서 로스앤젤레스·뉴욕·파리 등 장거리 29만100원까지 부과한다.
여기서 이번 중동 충돌의 시점이 중요해진다. 9월분 유류할증료의 산정 기간은 8월 15일에 이미 끝났다. 9월 5일 이후의 유가 급등은 이 기간에 들어 있지 않다.
즉 이번 급등은 9월 유류할증료에는 영향을 주지 않고, 다음 산정 구간인 8월 16일~9월 15일 평균에 반영된다. 그 결과는 10월분 유류할증료로 나타난다. 유가가 지금 수준을 유지하거나 더 오르면 10월분은 더 높은 단계로 매겨질 가능성이 있다. 다만 최종 단계는 9월 15일까지의 평균이 나와야 확정되므로 지금은 방향만 짐작할 수 있다.
유류할증료에서 가장 자주 오해하는 지점은 적용 기준일이다. 유류할증료는 탑승일이 아니라 발권일, 즉 결제한 날을 기준으로 정해진다. 9월에 발권하면 10월에 떠나는 항공권이라도 9월 21단계 금액이 붙고, 이후 유류할증료가 올라도 이미 산 표에는 영향이 없다.
예매 전이라면 세 가지를 확인하면 된다.
먼저 결제 예정 시점의 유류할증료 단계다. 항공사 홈페이지 공지에 매달 한국 출발 국제선 유류할증료가 노선 거리 구간별로 안내된다. 항공권 가격에서 세금·유류할증료가 얼마인지도 결제 화면에서 따로 확인할 수 있다.
다음은 내 노선의 거리 구간이다. 같은 21단계라도 단거리와 미주·유럽 장거리는 금액 차이가 몇 배에 이른다. 장거리일수록 유류할증료 변동의 절대 금액이 커진다.
마지막으로 산정 구간의 유가 흐름이다. 다음 달 유류할증료가 오를지 내릴지는 이번 달 항공유 가격이 예고한다. 지금처럼 유가가 오르는 국면에서 장거리 항공권을 검토 중이라면, 단계가 더 오르기 전 발권 시점을 앞당기는 것이 유류할증료 측면에서는 유리할 수 있다. 물론 항공권 자체의 운임과 좌석 상황이 더 큰 변수라는 점은 함께 따져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