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보험 표준약관은 전쟁·무력행사·내란으로 인한 손해를 보상하지 않는 반면, 테러 피해는 상품 약관에 따라 보상되기도 한다. 10월 들어 후티 반군의 사우디 공격 등 중동 긴장이 다시 높아지면서, 경유나 인근 여행이라면 면책 범위를 미리 따져볼 필요가 커졌다. 전쟁·테러 특약 유무, 외교부 여행경보 단계, 취소 시 환불 기준을 가입 전에 확인하는 것이 핵심이다.

중동의 군사 긴장이 다시 올라가고 있다. 10월 24일(현지시간) 예멘 후티 반군은 사우디아라비아의 아람코 석유시설과 공항, 군사기지를 겨냥했다고 주장했다. 사우디 주도 연합군은 탄도미사일 2발을 요격했다고 밝혔고, 실제 피해 규모는 확인되지 않았다. 미국·이스라엘과 이란의 충돌이 이어지는 상황이라, 이 지역을 지나거나 인근을 찾는 여행자라면 보험 보장 범위를 점검할 때다.

Mikhail Nilov
먼저 알아둘 원칙이 있다. 대부분의 해외여행보험 약관은 전쟁으로 인한 손해를 보상하지 않는다. 표준적인 약관 문구는 "전쟁, 외국의 무력행사, 혁명, 내란 등 이와 유사한 사태에 의한 손해는 보상하지 않는다"고 못 박고 있다. 즉 국가 간 또는 그에 준하는 무력 충돌에 휘말려 입은 피해는 기본 보장에서 빠진다.
보완 장치가 없는 건 아니다. 전쟁 상해를 따로 보장하는 특약이 있는 상품도 있지만, 추가 보험료를 내야 하고 모든 보험사가 판매하지는 않는다. 중동 분쟁 지역을 염두에 둔다면 이 특약의 유무부터 확인하는 게 순서다.
전쟁과 테러는 약관에서 다르게 취급되는 경우가 많다. 여러 보험 안내는 해외여행보험에 가입하면 외국에서 발생한 테러 피해도 보상받을 수 있다고 설명한다. 테러에 따른 상해를 우발적 사고로 보고 보장하는 구조다.
문제는 '테러'와 '전쟁'의 경계가 상품마다 다르게 그어진다는 점이다. 어떤 약관은 테러를 전쟁 면책 조항에 함께 묶어 보상에서 제외하기도 한다. "테러는 보상된다"는 말을 그대로 믿기보다, 가입하려는 상품의 면책 조항에 테러가 어떻게 적혀 있는지 직접 읽어봐야 하는 이유다.
가입할 때 위험 지역이 여행지에 포함된다는 사실을 알리지 않으면 사고가 나도 지급이 거부될 수 있다. 목적지뿐 아니라 경유지도 고지 대상이라는 점을 놓치기 쉽다.
여기서 오해가 자주 생긴다. 중동 상황이 불안해 여행을 취소할 때 그 비용을 여행자보험이 메워줄 거라 기대하기 쉽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다. 여행 취소 특약이 있더라도 전쟁·테러 우려로 인한 자발적 취소는 보상 사유에서 빠지곤 한다.
취소 환불은 보험보다 공정거래위원회의 소비자분쟁해결기준과 업체 약관을 먼저 따른다. 지난 3월 공정위와 한국소비자원이 중동 여행 피해주의보에서 정리한 기준에 따르면, 외교부 여행경보 3단계 이상 지역은 패키지 계약금 환급과 위약금 면제가 가능하다. 3단계 미만이거나 단순한 우려로 먼저 해지하면 위약금을 낼 수 있다. 개별 예약한 항공권·숙박은 사업자 자체 약관이 우선 적용돼 취소 수수료가 붙을 위험이 크다.
출발 전 다음을 점검하면 판단이 쉬워진다.
여행경보 4단계(여행금지) 지역은 방문 자체가 제한되고 보험 보상도 사실상 기대하기 어렵다. 가느냐 마느냐를 저울질하는 단계라면, 보험 보장 범위보다 현재 여행경보 단계가 더 앞선 판단 기준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