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 예산이 어긋나는 건 항공권·숙박이 아니라 입국 허가 수수료, 출국납부금, 여행자보험, 통신, 팁 같은 고정비를 빼먹기 때문이다. 이 항목들은 지역과 기간에 따라 크게 달라지고, 미국 ESTA는 40달러, 유럽 ETIAS는 20유로로 오를 예정이다. 강제로 내야 하는 돈부터 채우고 활동비를 마지막에 배치하면 예산이 흔들리지 않는다.
첫 해외여행 예산을 짤 때 대부분 항공권과 숙박부터 잡는다. 문제는 그 두 개가 아니라, 그 뒤에 조용히 붙는 고정비들이다. 입국 허가 수수료, 출국납부금, 여행자보험, 통신, 팁. 하나하나는 작지만 다 합치면 수십만 원이 되고, 예산에 넣지 않으면 현지에서 카드값으로 돌아온다.
이 항목들의 공통점은 '내가 쓰고 싶어서 쓰는 돈'이 아니라 '안 내면 출국이 안 되거나 사고가 나는 돈'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활동비보다 먼저 계산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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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비자로 갈 수 있는 나라도 대부분 전자 입국 허가가 필요하고, 이 수수료가 최근 뚜렷하게 오르고 있다.
미국은 ESTA가 필요한데, 2025년 9월 30일부터 수수료가 21달러에서 40달러로 올랐다. 한 번 받으면 2년간 유효하고 90일 이내 관광·상용 방문에 쓸 수 있다. 유럽은 아직 준비 중이지만, 셰겐 지역 입국에 필요한 ETIAS가 2026년 하반기 전면 시행을 앞두고 있다. 수수료도 기존 논의였던 7유로에서 20유로로 인상될 예정이며, 18세 미만과 70세 초과는 면제된다. 반면 일본은 무비자로 별도 허가 수수료가 없다.
즉 같은 무비자라도 미국·유럽이냐 일본이냐에 따라 이 항목만 수만 원이 갈린다. 첫 목적지를 정할 때 이 차이를 미리 반영해두면 좋다.
의외로 모르는 사람이 많은 항목이 출국납부금이다. 한국에서 해외로 나갈 때 내는 돈으로, 문화체육관광부에 따르면 2024년 7월 1일부터 1만 원에서 7천 원으로 내렸고 면제 대상도 2세 미만에서 12세 미만으로 넓어졌다.
다행히 이 돈은 따로 결제하는 게 아니라 항공요금에 포함돼 걷힌다. 그래서 별도 예산 항목으로 잡을 필요는 없지만, '항공권 가격 안에 세금성 비용이 이미 들어 있다'는 점은 알아두는 게 좋다. 참고로 관광기금 재원 확보를 위해 이 금액을 2만 원까지 올리자는 논의가 있으나, 아직 시행된 것은 아니다.
여행자보험은 '남으면 넣는' 항목으로 미루기 쉽지만, 순서상 가장 먼저 확정해야 하는 것 중 하나다. 이유는 단순하다. 출국한 뒤에는 가입할 수 없기 때문이다. 늦어도 출국 당일 공항에서라도 가입해야 한다.
보험을 고를 때는 네 가지 담보가 여행에 맞는지부터 본다. 해외 의료비, 휴대품 손해, 항공기·수하물 지연, 배상책임이다. 보험료는 나이와 여행 기간, 담보 한도에 따라 달라지므로 금액을 미리 단정하긴 어렵지만, 기간이 길수록 비례해 오른다는 점만 기억하면 된다. 짧은 일정이면 부담이 크지 않으니 아끼지 않는 편이 낫다.
고정비는 크게 두 종류로 나뉜다. 기간과 무관한 고정 금액과, 일수에 비례해 늘어나는 금액이다.
| 항목 | 미국 | 유럽 | 일본 |
|---|---|---|---|
| 입국 허가 | ESTA 40달러 | ETIAS 20유로(예정) | 없음(무비자) |
| 팁 문화 | 강함(15~20%) | 소액·선택 | 거의 없음 |
| 통신 | eSIM/유심 | eSIM/유심 | eSIM/유심 |
입국 허가 수수료와 출국납부금은 하루를 가든 열흘을 가든 같다. 반면 여행자보험료, 통신비(eSIM·유심), 현지 교통비, 팁은 여행이 길고 활동이 많을수록 늘어난다. 특히 미국처럼 팁이 관행인 곳은 식당·택시·호텔에서 15~20% 안팎이 계속 붙으므로, 일수가 길면 이 항목만 무시할 수 없는 규모가 된다.
항목이 많아 보이지만 순서만 정하면 간단하다.
첫째, 없으면 아예 출국·입국이 안 되는 강제 고정비부터 확정한다. 여권, 입국 허가 수수료, 항공권(출국납부금 포함)이 여기 든다. 둘째, 안 넣으면 사고 시 손실이 큰 여행자보험을 넣는다. 셋째, 통신·팁·현지 교통 같은 생활 비용을 기간에 맞춰 계산한다. 넷째, 여기까지 채우고 남는 금액을 관광·식사·쇼핑 같은 활동비로 잡는다.
첫 여행일수록 활동비부터 상상하기 쉽지만, 순서를 뒤집으면 '쓸 수 있는 돈'을 잘못 계산하게 된다. 강제로 나가는 돈을 먼저 빼두고 남는 것으로 계획하면, 현지에서 예산이 무너질 일이 줄어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