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25일 기준 태풍이 한때 4개까지 동시에 활동했지만, 기상청 예상경로상 이번에 한반도를 직접 타격하는 것으로 분류된 태풍은 없다. 태풍을 밀어낸 북태평양고기압이 오히려 폭염과 열대야를 몰고 와, 이번 주말 여행의 실제 변수는 태풍보다 무더위와 해안 너울 쪽이다. 출발 48~72시간 전 최신 특보를 다시 확인하고 항공·여객선 결항 규정을 점검하면 일정을 예정대로 진행할지 판단할 수 있다.
숫자만 보면 겁이 난다. YTN이 8월 25일 전한 대로 한때 태풍이 4개까지 동시에 활동했고, 올해 발생한 태풍은 벌써 21개로 지난해 같은 시점보다 8개 많다. 그런데 개수와 위협은 별개다.
기상청이 내놓은 예상경로를 보면, 이번에 발생한 태풍 가운데 한국을 직접 타격하는 것으로 분류된 것은 없다. 18호 사우델과 19호 나라 등은 고기압 가장자리를 따라 중국이나 일본 쪽으로 비껴갔고, 나머지는 열대저압부로 약해졌다. 태풍이 많다는 것과 우리에게 오는 태풍이 있다는 것은 전혀 다른 이야기다. 그래서 이번 주말 여행 자체를 접을 이유는 크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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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설적인 대목이 여기다. 태풍이 한반도로 올라오지 못한 건 한여름 이중 열돔, 즉 북태평양고기압이 북상 길을 막았기 때문이다. 이 고기압은 태풍을 밀어내는 대신 폭염과 열대야를 남겼다.
결국 이번 주말 여행에서 더 신경 써야 할 것은 태풍이 아니라 무더위다. 한낮 야외 일정, 물놀이, 등산을 계획했다면 온열질환 쪽 대비가 현실적인 준비다. 태풍 걱정에 정작 폭염 대비를 놓치는 게 더 흔한 실수다.
직접 영향이 없다고 해안까지 안전한 것은 아니다. 멀리 있는 태풍이라도 너울성 파도는 수백 킬로미터를 건너 해안에 닿는다. 파도가 잔잔해 보이다가 갑자기 큰 물결이 밀려오는 식이라, 갯바위 낚시나 방파제 산책은 특히 주의가 필요하다.
해안이나 섬 여행을 계획했다면 풍랑특보와 너울 예보를 별도로 확인하는 편이 안전하다. 육지 날씨가 맑아도 바다는 다르게 움직인다. 특히 해상 상태는 여객선 운항과 직결되므로, 섬 일정을 짰다면 선사 홈페이지의 운항 여부를 함께 봐 두는 게 좋다.
예보는 계속 갱신된다. 지금 '영향 없음'이 사흘 뒤에도 같으리란 보장은 없으니, 출발을 앞두고 다시 보는 습관이 필요하다. 다음 정도면 충분하다.
일정을 바꿀지 말지는 '태풍이 몇 개냐'가 아니라 '내 여행지에 특보가 떴느냐'로 판단하는 게 맞다. 특보가 없고 교통편 결항 소식이 없다면 예정대로 다녀와도 된다.
안심하기엔 이른 이유가 하나 있다. 9월 이후가 문제다. 북태평양고기압이 점차 수축하면 지금까지 태풍을 막던 벽이 약해지고, 태풍이 지나는 길도 달라질 수 있다. 게다가 바다 수온이 아직 30도 안팎으로 뜨거워 가을에도 태풍이 발달할 여지가 있다.
이번 주말은 무더위만 견디면 되는 여행이지만, 다음 주 이후 일정을 잡는다면 진로 전망을 좀 더 유동적으로 보는 게 좋다. 특히 추석 연휴 즈음 장거리 이동을 계획한다면 가을 태풍 예보를 미리부터 챙겨 두는 편이 낫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