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은 통영·거제를 중심으로 한 한려해상 바다권과 하동·산청 지리산 내륙권으로 나뉘어, 인접한 남해·진주까지 붙이면 여행지의 폭이 크게 넓어진다. 두 권역은 분위기가 다른 만큼 한 일정에 무리하게 섞기보다 바다냐 산이냐를 먼저 정하는 편이 동선이 편하다. 하동 벚꽃은 4월 초, 남해 독일마을 맥주축제는 10월 초처럼 명소마다 좋은 시기가 달라 방문 계절을 먼저 확인하는 것이 좋다.
경남은 통영과 거제만 보고 오기엔 아까운 지역이다. 두 도시 서쪽으로 남해가 이어지고, 조금 더 내륙으로 들어가면 하동과 산청, 그리고 서부 경남의 관문인 진주가 자리한다.
남해는 파독 광부와 간호사들이 귀국해 정착하며 형성된 독일마을이 대표 명소다. 붉은 지붕 주택 사이에서 독일식 소시지와 맥주를 맛볼 수 있다. 여기에 금산 보리암과 다랭이논으로 유명한 가천 다랭이마을을 더하면 남해만으로도 하루가 짧다.
하동은 섬진강을 끼고 문화 여행을 하기 좋다. 소설 토지의 배경이 된 평사리 최참판댁, 영남과 호남의 물산이 만나던 화개장터, 쌍계사가 한 동선에 놓인다. 진주는 임진왜란 진주대첩의 현장인 진주성을 품고 있어, 촉석루와 의암, 국립진주박물관을 함께 돌아볼 수 있다.
산청까지 발을 넓히면 결이 또 달라진다. 지리산 자락에 조성된 동의보감촌은 한방을 주제로 한 휴양 공간이라, 활동적인 관광보다 쉬어 가는 여정에 어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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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이 지역들이 한 방향에 몰려 있지 않다는 점이다. 경남 관광은 크게 통영·거제·남해로 이어지는 한려해상 바다권과, 하동·산청으로 이어지는 지리산 내륙권으로 갈린다.
두 권역은 분위기가 확연히 다르다. 바다권은 케이블카와 섬, 해안 드라이브가 중심이고, 내륙권은 강과 산, 사찰과 한옥이 중심이다. 그래서 1박 2일 정도의 짧은 일정이라면 두 축을 무리하게 잇기보다 한쪽을 골라 깊게 보는 편이 이동 시간을 아낀다.
기준을 잡기 어렵다면 관문 도시를 먼저 정하면 된다. 바다권은 통영을, 내륙권은 진주를 축으로 삼아 주변을 붙여 나가면 동선이 자연스럽게 정리된다. 진주는 서부 경남 교통의 중심이라 하동, 산청 어느 쪽으로도 이동이 수월하다.
경남은 언제 가느냐에 따라 최적의 목적지가 바뀐다.
봄에는 하동이 앞선다. 화개장터에서 쌍계사로 이어지는 십리벚꽃길은 6km 구간에 벚나무 1,100여 그루가 늘어서 있고, 대체로 4월 초에 절정을 이룬다. 길 옆 야생차밭의 연둣빛이 흰 꽃과 겹쳐 보이는 시기이기도 하다.
가을이라면 남해가 좋다. 독일마을에서는 2010년 시작한 맥주축제가 10월 초에 열린다. 독일 옥토버페스트를 본떠 정통 맥주와 소시지를 내세우는 행사로, 이 시기 남해는 여행객이 크게 몰린다.
여름에는 바다와 계곡이 강점이다. 남해와 통영의 해안, 지리산 자락 산청의 계곡이 더위를 식히기 좋다. 반대로 겨울에는 야외 명소의 매력이 줄어드니, 동의보감촌이나 박물관처럼 실내 위주로 일정을 짜는 편이 무난하다.
경남은 이미 유명한 통영·거제에 남해와 하동, 진주를 어떻게 엮느냐에서 여행의 밀도가 달라진다. 무엇을 넣을지보다 어느 축으로 묶을지를 먼저 정하는 것이 시작이다.